뻐꾹나리, 영아자, 맥문동, 이질풀, 은꿩의다리
뻐꾹나리, 영아자, 맥문동, 이질풀, 은꿩의다리
2009.08.26상사화를 보러 갔다가 같이 담아온 녀석들. 꽃은 저마다 독특함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이질풀, 대충 대고 담아도 사진빨 잘 받는 이쁜 녀석이다. 맥문동 이파리에서 난과 같은 기품이 느껴진다. 꽃은 꽃대로 이쁘고.. 은꿩의다리, 꿩의다리도 중류가 많다. 영아자, 처자 이름같은 꽃이름. 뻐꾹나리, 왜 뻐꾹나리일까? 암만 들여다봐도 모를 일이다.
은은한 빛 노랑상사화 vs 단아한 자태 백양꽃
은은한 빛 노랑상사화 vs 단아한 자태 백양꽃
2009.08.25얼마만의 꽃걸음인가? 상사화가 그리워 날짜만 곱씹고 있다가 근처에 간 길에 얼른 얼굴도장만 찍고 왔다. 그리고 이튿날 ,, 한번 내딛은 걸음이 이웃 동네까지 이어졌다. 고창산 노랑상사화, 개상사화라고도 부른다. 흔히들 상사화라고 하는 꽃무릇은 꽃이 너무 요란스러워 과히 좋아하지 않는다. 단아하면서도 은은한 빛을 내는 우리 꽃이 좋다. 아직 꽃대를 올리지 않는 녀석도 있고 이미 지는 녀석도 있으니 언제가 전성기일지 그 시기가 묘연하다. 빛이 부족하여 진노랑상사화에 가깝게 보이지만 역시 개상사화이다. 하필 왜 개상사화라 했는지.. 참.. 모를 일이다. 정읍산 백양꽃, 아직 전성기에 이르지 못한 것이 확실하다. 적어도 이 지역에서는.. 꽤 많은 개체가 곷대를 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몇년을 벼르다가 비로소 ..
똥 먹는 어미 뱁새.
똥 먹는 어미 뱁새.
2009.08.208월 17일 아침. 밤새 이런 자세로 잤을까? 어미 머리가 이슬에 젖었다. 날이 밝자마자 사냥에 나서고.. 밤사이 새끼들은 더 큰 듯 하다. 새끼 배설물을 받아 삼키는 어미. 보통은 이렇게 먹어버린다. "뭘 보요. 새끼 똥 먹는것 첨 보요?" 19일. 새끼 크는 것이 눈에 보인다. 터럭도 나고.. 눈도 똥그래지고.. 제법 새같다. 쓰러진 풀줄기에 위태롭게 매달린 둥지가 좁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무언가 골똘히 사색에 젖은 듯한 녀석이 똘똘해 보인다. 한 녀석은 정신없이 잠만 자고.. 2009/08/18 - [새 이야기] - 뱁새 2009/08/18 - [새, 나비, 풀, 꽃/새 이야기] - 뱁새의 위대한 모성. 의 위대한 모성. 2009/08/14 - [새 이야기] - 뱁새는 억울하다.
뱁새의 위대한 모성.
뱁새의 위대한 모성.
2009.08.188월 14일. 덥다. 어미가 둥지를 가리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 어미도 덥다. 연신 입을 벌리고 헐떡거리고 있다. 새끼들은 그늘 아래 쌔근쌔근 자고 있다. 위대한 모성이다. 8월 16일. 알에서 나온지 나흘이 되었다. 무지하게 더운 날이다. 어미는 더 이상 그늘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노출된 둥지 속에서 새끼들이 몸부림치고 있다. 혀까지 빼물고..ㅎ 어미가 나타났다. 연해보이는 연두색 애벌레만 골라 잡아왔다. 꽤 맛있어보인다. 언제 더웠냐는 듯 일제히 입을 벌린다. 그사이 꽤 컸다. 둥지가 그득하다. 어미는 잡아온 먹이를 골고루 나누어 먹인다. 금방 받아 퍼먹고 또 아우성이다. 이 식성을 어이 감당할꼬. 앗! 그런데.. 새끼들 눈이 벌어지고 있다. 자세히 보시라. 막에 덮혀 ..
뱁새는 억울하다.
뱁새는 억울하다.
2009.08.14황새 쫓아가다 가지쟁이 찢어졌다는 뱁새. 제대로 된 이름은 '붉은머리오목눈이'이다. 하필 크고 귀하신 황새하고 비교되는 통에 '뱁새'는 억울하다. 단지 작다는 이유로 황새하고 비교가 되었을텐데, 그래서 작은 것도 서럽다 할만한데 '허영심 많고 분수를 모르는..' 이라는 억울한 누명까지 쓰고 있으니.. 내가 아는 뱁새는 절대 그런 새가 아니다. 뱁새에 대한 편견을 버리자. 또 하나, 가늘게 째진 눈을 일컫는 '뱁새눈', 그러나 뱁새의 눈은 가늘게 째지지 않았다. 들여다보면 측은지심이 절로 드는,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동그랗고 순진한 눈을 가지고 있다. 뱁새눈에 대한 오해를 버리자. 우리집 텃밭을 감싸고 있는 탱자 울타리를 다듬고 탱자울타리 밑 풀을 베어내다 뱁새 둥지를 발견하였다. 하마터면 무자비한..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사진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사진
2009.08.10산다랑이 논에 오르는 길, 기다란 구렁이가 길을 가로질러 늘어져 있다. 마치 통행료라도 받아야겠다는 듯 비켜주길 않는다. 혀를 날름거리는 모습을 보면 등줄기가 서늘해지거나, 심한 경우 모골이 송연해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아무리 봐도 썩 기분좋은 짐승은 아니다. 우리집 뜰 안에는 구렁이가 자주 출몰한다. 묘하게도 내 눈에는 잘 띄지 않고 우리집 여성들 눈에만 잘 뜨인다. 몇해 전 탱자울타리 밑에서 두꺼비를 통째로 삼키는 능구렁이를 본 적이 있다. 이런 장면은 뭔가를 생각하게 한다. 이 녀석들 '쥐'도 잘 잡을 건데..
새끼 제비들이 둥지를 떠났습니다.
새끼 제비들이 둥지를 떠났습니다.
2009.08.08빨리도 컸다. 불과 며칠 사이에 제법 어른 티가 난다. 곧 둥지를 떠나겠다 했더니 평택에 다녀온 사이에 집이 텅 비었다. 밤에만 들어와 자고 나간다 한다. 네 마리가 모다 잘 컸다. 맨 왼쪽의 무녀리로 보이는 녀석은 아직도 어리숙하다. 이 녀석은 둥지를 떠나자마자 고양이에게 희생되었다. 엄마를 기다리던 녀석들이 일제히 입을 벌렸다. "엄마 나여 나" 누가 받아먹었을까?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녀석일 것이다. 한 배 형제간에도 몸집 차이가 꽤 난다. 어미는 바쁘다. 이소 하는 날까지 쉬지 않고 먹이를 물어날랐을 것이다.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이놈 저놈 골고루 먹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몸집 차이는 있지만 네마리 다 잘 큰 걸 보면 알 수 있다. 평택에 가 있던 6일저녁 막내딸한테서 문자가 날아왔다. 곧이..
제비
제비
2009.07.29우리집에는 집을 3채나 가진 제비가 산다. 우리집 제비한테는 여기가 강남인지도 모르겠다. 봄부터 이 집 저 집 둘러보다가, 새로 지을려고 하다가 결국 마루 안쪽에 있는 제비집을 수리하더니 늦은 새끼를 깠다. 예년같으면 이미 한배쯤 키워 내보낼 때가 된 듯 한데 많이 늦었다. 요즘 제비 내오간 요놈들 먹여 살리느라 날개에 불이 날 지경이다. 새끼는 새끼대로 먹이 경쟁에 조뎅이에 불이 난다. 낯바닥에 조뎅이 빼고 나면 남는게 없는 녀석들 어미 오는 기척은 어찌 그리도 잘 아는지 자는 듯 하다가도 어느새 조뎅이를 있는대로 벌리고 나부터 달라고 재재거린다. 새끼 키우는 제비를 볼 때마다 "니가 무신 영화를 볼라고 그리 지극정성인가 모르겄다"고 말씀하시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앗! 엄마다" "에구 귀여운 내 새..
포스터에 쓰일 사진을 찍다.
포스터에 쓰일 사진을 찍다.
2009.07.25전여농(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창립 20부년 기념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모델에 장모님을 비롯한 우리집 여성들이 뽑혔다. 본래 사진 찍을 사람으로 고창 주영태가 선정되었으나 탈탈 털고 십리는 도망가버리는 통에 내가 사진사가 되고 말았다. 한방의료활동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주 토요일. 간간히 비는 내리고.. 처갓집 앞에서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초록이 싱그러운 땅콩밭을 배경으로 잡았다. 짧은 시간에 사정없이 찍어댔다. 농사일을 하지 않아 허여멀건한 각시 사진이 여농 포스타에 당췌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각시는 성내에서 하늘땅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어떤 포스터를 구상하는건지 알 수가 없다. 큰딸은 도망가버리고 착한 막내가 남았다. 전여농에서 내려온 실무자가 무작정 환하게 웃으면 된다고 했다. 두부를 만드는 ..
가막도
가막도
2009.07.19가막도는 고창군 상하면 구시포 앞의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이었다. 물이 많이 빠지는 사리 때면 배를 타지 않고도 들어갈 수 있었고 썰물에 드러난 바위 틈새기에는 기(게)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가막섬 너머로 해 떨어지는 모습이 좋았다 하는데 한 번도 본 기억이 없다. 내가 처음 이 곳을 알게 된 때만 해도 가막섬 앞 드넓은 백사장과 갯벌에는 김을 양식하기 위한 말목이 즐비하게 서 있었고, 이 근방 사람들이 철 따라 물때에 맞춰 조개 캐고, 맛 잡고, 새우 잡고, 게 잡고.. 시끌벅적하게 장이 서다시피 하였다. 벌써 10년은 훌쩍 넘은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가막섬이 육지와 연결되었다. 구시포항을 국가어항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다. 구시포항을 국가 1 종항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은 원전 핵폐기물 처리장 건..
모양성의 휘파람새
모양성의 휘파람새
2009.07.18모양성은 새사진 찍기에 좋다. 성곽에 서면 성 밖이나 안에 있는 키큰 나무들이 나와 같은 눈높이가 되고 잘 가꾸어진 숲은 시야가 잘 터진다. 우는 소리는 우렁차지만 늘 숲 속에 숨어서 움직이는 탓에 몸을 드러낸 모습을 보기 어려운 휘파람새가 "모양성은 내것이다" 하고 지저귀고 있다. 무덥고 습한 날씨지만 기분이 상쾌해진다. 한참을 더듬어서야 대추나무 꼭대기에 앉은 휘파람새를 찾아내었다. 이렇게 보기는 처음이다. 늘 그렇듯이 한번 보고 나니 잘 보인다. 가장 많이 앉아 있는 맡아놓은 자리인 모양이다. 여기에 앉아있을 때 청아한 소리로 가장 아름답게 운다. 짝을 부르는 소리라 한다. 이렇게 울 때는 꼬리를 펴며 몸을 부르르 떤다. 이녀석 아직 짝이 안보인다. 좋은 배필 만나길.. 옆의 배롱나무로 자리를 옮겼..
고창읍성의 새 - 청딱따구리 삼남매(?)
고창읍성의 새 - 청딱따구리 삼남매(?)
2009.07.16고창 사람들은 고창읍성보다는 '모양성'이라 즐겨 부른다. 고창의 옛 이름 '모양부리현'에서 유래한다. 성곽과 성루가 잘 보존되어 있어 성곽밟고 돌기가 좋다. 한바퀴 도는데 30분가량 걸린다. 세바퀴를 연달아 돌면 극락왕생한다고 한다. 성내에는 아름드리 소나무 숲과 참나무숲, 왕대밭 등이 있어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 아래 산보하기 좋아 읍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곳곳에 재건된 관아, 객사 등 건물에 앉아 쉬기에도 좋다. 이렇듯 숲이 좋아 여기에 깃들어 사는 새들도 많을 듯 하여 점심시간을 이용해 가보았다. 귀로 구분 가능한 꾀꼬리, 파랑새, 휘파람새, 딱따구리 등의 새소리가 들린다. 성곽을 밟고 100여미터를 오르니 딱따구리들이 요란스레 날아다니다가 작달막한 소나무에 달라붙었다. 한배 새끼들일까? 한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