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세상
5.31 합의 정신에 입각하여 진보대통합을 조속히 매듭짓자.
5.31 합의 정신에 입각하여 진보대통합을 조속히 매듭짓자.
2011.09.15지난 9월 4일 진보신당 당대회에서 진보대통합을 위한 5.31 합의문 등 각종 합의가 부결되고 난 이후 전농의 입장을 성명 형식으로 준비하였으나 발표하지 않았다. 5.31 합의 정신에 입각하여 진보대통합을 조속히 매듭짓자. 진보신당 당대회 결정 이후 진보대통합이 좌절되었다느니, 물 건너갔다느니 하는 의견과 보도들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좌절된 것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간의 당 대 당 통합일 뿐 그 이상 어긋난 것도 크게 변화한 것도 없다. 우리는 진보신당 당대회의 결정에 깊은 유감과 우려를 금할 수 없지만 이로 하여 실의에 빠지거나 더 이상 아무것도 해볼 것이 없는 것처럼 행동할 일도 아님을 분명히 한다. 오히려 5.31 합의문에 기초하여 이에 동의하는 많은 사람, 세력들과 함께 보다 폭넓은 진보대통합..
선운사 꽃무릇.
선운사 꽃무릇.
2011.09.15선운사 골짜기에서.. 각시가 사진을 보내왔다. 한 이틀 땅콩 캐고 나니 몸도 마음도 고되었던 모양이라.. 해장 댓바람부터 선운사 골짜기를 찾은 모양이다. 꽃무릇이 벌써 꽃대를 올렸다. 우리집 것은 인자 올라오기 시작하던데 가을이 오는 속도는 선운사가 빠른 모양이다. 이번 주말 집에 내려가면 가봐야 되겠다. 해장 댓바람 이슬 걷히기 전에..
가을이 저만치 온다.
가을이 저만치 온다.
2011.09.12추석이다. 내내 궂던 날씨가 오후 들어 깨어나기 시작하였다. 처가집 가는 길 선운리 근방 들판을 돌았다. 그란디 가실 들판 치고 아직 너무 시퍼렇다. 선선한 바람, 파란 하늘에 가실이 먼저 와 있다. 심원 앞바다. 물이 마구 빠지고 있다. 곧 섬까지 길이 닿겠다.
한라산, 영실에서 어리목까지,
한라산, 영실에서 어리목까지,
2011.09.10한라산을 오를라치면 늘 고민이 밀려온다. 짜장면 묵으까, 짬뽕 묵으까 하는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러나 고민도 잠시 몸은 이내 백록담에 직접 오르는 것보다는 백록담 화구벽을 바라보는 것이 더 멋진 산행이 될 것이라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고 만다. 한라산을 오르는 것이 목적이 아닌 다른 볼일을 마친 이후의 약간의 틈을 타 오르는 산행인지라 시간이 넉넉지 않을뿐더러 백록담을 오르내리는 고된 발품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영실로 오르기로 하였다. 영실은 해발 1280m로 1700m가 되는 윗세오름 대피소까지는 400여 m만 고도를 높이면 된다. 다소 가파른 길을 40~50분가량 올라 채고 나면 편안한 고산 평지가 이어진다. 여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한라산, 그나마 짙은 운무에 휩싸여 있다. 가파른 오름..
우리집은 풀바다.
우리집은 풀바다.
2011.09.10집안이 온통 풀바다. 정갈하게 관리되어야 할 장꽝이 풀에 잠겼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장꽝은 주인을 잃었다. 허울만이라도 유지해왔었는데 그나마 무너지고 말았다. 올 여름 유난히 잦았던 비를 탓하기엔 상태가 너무 심각하다. 며느리밑씻개, 매서운 발톱을 가진 녀석이 인간의 영역을 넘보며 너울거린다. 죽여도 죽여도 살아오는 좀비마냥.. 모기장이 위태로와 보인다. 늦은 벌초를 마치고 집안에 손을 대자고 하니 영 엄두가 나질 않는다. 비는 내리고.. 앞마당 어찌어찌 손대고 나니 날이 저물어버렸다. 추석 연휴가 꿈만 같다. 비라도 내리지 말았으면.. 추석 전날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풀을 치웠다. 한나잘 걸렸다. 겉보기라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표시라도 남겨야 되겠기에..
지리산에서 1박2일
지리산에서 1박2일
2011.09.07지리산에 다녀왔다. 실로 오랫만에.. 1박2일. 산은 그대로인데 나도 그대로일까? 세상만물은 변한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가 좋을 때가 있다. 지리산이 주는 장엄한 기운과 그 산을 내가 땀흘려 오를 수 있는 건강과 패기. 삼신봉을 올라 남부능선을 거슬러 주릉에 당도하고자 하였으나 비가 오는 관계로 대성골로 들머리를 변경하였다. 주릉에 이르는 내내 비는 그치지 않고.. 멀게만 느껴지던 남부능선의 짧은 구간이 팍팍하기도 하였다. 세석을 지나 촛대봉을 넘자 비가 그치고 잠시나마 산줄기를 언뜻언뜻 보여주었다. 눙선에는 여름꽃과 가을꽃이 뒤섞여 피어 있다. 구절초가 벌써 피었다. 며느리밥풀꽃, 산오이풀, 난장이바위솔, 쑥부쟁이, 송이풀, 모싯대 등의 꽃들이 보인다. 장터목 산장에 도달하였다. 산장 예약도 없이 비박을..
농민화가 박홍규展 '겨울 여의도'
농민화가 박홍규展 '겨울 여의도'
2011.09.07농민화가 박홍규 화백이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12년만의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습니다. 특히 개막 첫날에는 경찰추산 150여명이 모여들어 사람들간의 훈훈한 정이 넘치는 개막식 행사를 치뤘습니다. 8월 10일부터 16일 엿새간 박홍규 화백은 막걸리 독아지에서 헤엄치며 살았습니다. 전주의 유명한 막걸리집 '막걸리 1번지'를 바로 지척에 두고 전시장을 구한 속내가 없지 않았을 겁니다. 지금 전시회는 마무리되었지만 전시회를 다녀간 많은 사람들의 가슴마다에는 박홍규 화백의 그림이 안겨준 진한 감동이 물결치고 있을 겁니다. 농민화가 박홍규,
[고창의 자연] 흰배뜸부기의 귀환.
[고창의 자연] 흰배뜸부기의 귀환.
2011.06.29흰배뜸부기(두루미목 뜸부기과) 암컷으로 추정해본다.산란기는 5~7월, 북한에서는 흰배물닭이라 부른다. 암수를 구분하는 특징은 명시된 바가 없어 사진에 보이는 뺨의 검은 반점이 암수를 구분짓는 특징이 될 수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소리 높이 짝을 부르던 녀석. 이를 근거로 수컷이라 짐작하였다.저수지 가상 습지 주변에 있는 우리 논에 흰배뜸부기가 다시 찾아왔다. 흰배뜸부기는 중국 남부, 동남아 등 아열대 지방에 서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문 나그네새로 남원과 수원에서 번식한 기록이 있다. 내가 이 새를 처음 본 것은 4년 전인 2007년의 일이다. 무더운 여름 논에서 일하고 있는 나의 귀에 낯선 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얼핏 뜸부기 소리처럼 들렸으나 음정이 높고 박자가 빨라 다른 녀석임이 분명하였..
[고창의 자연]사라져가는 자생란 석곡.
[고창의 자연]사라져가는 자생란 석곡.
2011.06.29과거 춘궁기가 있던 시절, 석곡이 구황식물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녹말 성분이 풍부한 석곡 줄기를 식용했다는, 그래서 돌에서 나는 곡식이라 하여 ‘석곡石穀’이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석곡의 한자 표기는 이와 다르다. 꽤 노력해보았지만 약용하거나 차로 마셨다는 기록 정도를 찾았을 뿐 ‘구황식물 석곡’에 관한 글을 찾지 못했다. 줄기가 대나무를 닮아 ‘죽란’이라고도 하고, 바위틈에 뿌리를 잘 내려 ‘석란’이라고도 부르며 본초강목 등 여러 문헌에 귀한 약재로 등재되어 있다는 것, 차로 마시면 오래 살 수 있어 일본에서는 ‘장생란’이라 부른다는 사실 등이 발견된다. 어찌 됐건 제주도와 남해의 도서 지방 등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 흔하게 자생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 ..
소쩍새 울면..
소쩍새 울면..
2011.05.08땅콩을 심어놓고 까치란 놈이 얼마나 극성스레 파먹어대던지 총을 들고 징벌한 적이 있었다. 낭깥 속으로 날아든 까치를 좇아 들어갔다가 문득 마주친 녀석, 소쩍새였다. 소쩍새나 나나 저으기 당황하여 빤히 쳐다보기만 하였다.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의 매우 가까운 거리였다. 총이 아닌 사진기가 손에 있어야 했다. 그 후로 해마다 봄이 되어 앞산 뒷산에서 소 쩍 소 쩍 소 쩍 꿍 소 쩍 꿍 소리가 들린다 치면 저 녀석을 언젠가 다시 대면해야 하겠다는 생각에 잠을 설칠 지경이 되었다. 허나 야행성에 은신성까지 뛰어난 녀석을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하였다. 올해도 소쩍새가 울기 시작한 지 벌써 한달이 되어가지 않나 싶다. 간간히 소리가 들릴때마다 마루에 나가 위치를 가늠하며 기회를 엿보..
갯벌, 먼 길 나선 나그네 도요새들의 오아시스.
갯벌, 먼 길 나선 나그네 도요새들의 오아시스.
2011.04.29수많은 생물들의 삶터이자 먹이터가 되는 갯벌, 우리는 흔히 생명의 땅이라 부른다. 다양한 종류의 무수한 생명들, 여기에 우리 인간들까지 가세하여 빚어내는 갯벌의 풍경은 때로는 부산하게, 때로는 고요하게 사시사철 색다른 모습을 연출한다. 70km가 넘는 고창의 해안선 대부분은 이런 갯벌이 드넓게 형성되어 있고 심원면, 부안면 일대의 갯벌은 지난 2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었다. 이는 고창 갯벌이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중요한 습지로 국제적 인정을 받았음을 의미이다. 이런 갯벌이 북적거리는 새들로 인해 활기가 넘치는 시기가 있으니 바로 요즈음이다. 초장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도요새들은 수천km, 심지어는 1만km가 넘는 거리를 거의 쉬지 않고 날아 번식지와 월동지를 오간다. 이들은 4월에서 5월 사이 ..
[고창의 자연] 황록선운족도리풀
[고창의 자연] 황록선운족도리풀
2011.04.152004년도의 일이니 꽤 지난 일이다. 선운산 어느 골짝에서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한 색깔의 꽃을 보았다. 전국 각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체이긴 한데 색깔이 영판 달랐다. 통칭 족도리풀, 옛 여인의 머리 장식에 쓰인 족두리를 닮은 꽃모양에서 이름이 유래하였다. 잎 모양과 꽃의 형태에 따라 몇 가지로 분류하기는 하지만 검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짙은 밤색으로 꽃을 피우는 공통점을 지닌 녀석들이다. 그런데 선운산에서 발견한 이 녀석은 황록색 혹는 노란색 꽃을 피우고 있었다.‘하! 그 놈 참 이쁘다’ 생각하고 야생화 동호회 사이트에 공개하였다. 사이트 운영자를 비롯하여 몇몇 동호인들을 안내하고 식물학자들의 답사를 돕기도 하였다. 당시 그 골짝에는 풍성한 족도리풀 군락이 계곡을 뒤덮다시피 하고 있었고 다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