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세상
박홍규 화백 - 백의관음보살도
박홍규 화백 - 백의관음보살도
2010.02.10弘誓深如海 發大淸淨願 '크나큰 서원은 바다와 같이 깊어.. 청정한 큰 서원을 세웠느니라' 그의 이름을 듣거나 몸을 보거나 마음에 생각하여 소중히 간직하면 모든 세상의 괴로움을 능히 소멸하리라. 관세음보살
농민화가 박홍규 - 농사꾼은 빈몸으로 들에 나가지 않는다.
농민화가 박홍규 - 농사꾼은 빈몸으로 들에 나가지 않는다.
2010.02.09봄을 재촉하는 것일까? 연 이틀 새벽을 깨우는 비가 내린다. 하긴 입춘도 지났으니.. 농사꾼들 마음 싱숭생숭해지겠다. 농한기가 따로 없는 요즘 농사라지만 그래도 설 쇠고 대보름 지나야.. 나같은 얼치기 농사꾼이야 가는 겨울이 아쉽기만 하지만 진짜 농사꾼들은 삭신이 쑤실 일이다. 들판이 그리워.. 작품 속의 이 냥반도 겨울이라고 하루를 쉬지 않았을 것이다. 장작이라도 뽀개고, 그래도 할 일이 없으면 빈 들판이라도 둘러보았을 것이다. 전시회를 구상하며 창작에 몰두해 있는 박홍규 화백의 최근작이다. 술 안잡수고 맨 정신으로 파다 글발을 거꾸로가 아니라 옳게 새기는 바람에 처음부터 다시 팠다 한다. 다시 팔 때는 술을 자셨는지 모를 일이다. 지게에 걸린 황새목낫(조선낫)이 너무 새놈이다. 새로 장만하셨는가? 빈..
유쾌한 고니들
유쾌한 고니들
2010.01.24줄포 가는 길, 길가 자그마한 방죽에 방죽을 꽉 채울 듯이 고니들이 앉아 있다. 정확히 말하면 큰고니, 나는 아직 그냥 고니는 보지 못하였다. 차를 돌려 살금살금 다가가는데 녀석들이 경계하지 않는다. 어인 일일까? 매우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섰는데도 경계는 커녕 왔으면 같이 놀자는 듯한 분위기이다. 깃털을 다듬거나 고개를 박고 쉬고 있는 녀석, 열심히 자맥질하는 녀석.. 제각기 제 할 일 하며 조용한 휴식을 즐기고 있다. 이 때 멀리서부터 꽥꽥 하는 울음소리가 들려오더니 고니 두마리가 새로이 방죽에 내려앉는다. 일순 방죽의 분위기가 달아오른다. 새로 합류한 녀석들 날개를 퍼덕이며 고개를 연신 꺼떡거리며 인사를 한다. 꽥꽥거리는 소리는 물론이다. 방죽에 앉아 쉬고 있던 녀석들 달려나가 반기며 환대를 한다. ..
눈 속의 호사도요
눈 속의 호사도요
2010.01.1012월 중순, 고창에 큰 눈이 내렸다. 이런 날을 기다려왔다. 눈 많은 고창에 터를 잡고 사는 호사도요들일진대 눈 속에서 생활하는 사진이 없어서야 쓰겠는가? 사흘간 내린 눈이 가장 많이 쌓인 날 더 이상 숨을 곳조차 없는 호사도요들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강추위와 눈 속에서도 전혀 움추리지 않고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하고 몸단장을 게을리하지 않는 녀석들이 볼수록 재미있고 예쁘기 그지 없다. 호사도요들에게는 시련일 수 있겠으나 이 또한 삶의 한 여정일 것이고 시련이 클수록 봄을 맞이하는 희열도 클 것이다. 845 이날 여섯마리의 호사도요들이 관찰되었다. 암컷 두마리는 어디로 갔는지 한참 아래쪽에서 관찰된 후 보이지 않는다. 눈이 녹은 이후 이 곳의 서식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눈에 눌려 납짝해져..
순천만 흑두루미
순천만 흑두루미
2010.01.10지난해 12월 초 고흥 가던 길, 순천만에 들렀다.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다양한 모습으로 순천만을 즐기고 있었다. 천문대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살피니 육지 깊숙이 들어온 갯벌 끝부분과 인근 논에 흑두루미들이 모여 있고 이따금 흑두루미 떼들이 하늘을 날고 있다. 먼 거리에서도 '끼루룩 끼룩'하는 울음소리가 들린다. 녀석들 꽤나 시끄럽다. 새들이 있던 방향을 짐작하고 농로를 통해 가깝게 접근해본다. 무성한 갈대가 배경이 된 갯벌 근처 논에 많은 수의 흑두루미들이 내려앉아 먹이를 주워 먹고 있다. 흑두루미들이 연신 내려와 앉는다. 사진으로 보니 평화롭고 고요해 보이나 실상은 꽤 다르다. 이날 초겨울임에도 상당히 추웠다. 몰아치는 거센 바람이 살을 에이고 가까이서 듣는 흑두루미들의 울음..
박홍규의 농민만평 : 새해에는..
박홍규의 농민만평 : 새해에는..
2010.01.07쥐같은 것들은 호랭이 포효하는 소리만 듣고도 구멍을 찾겠지요? 힘찬 새해! 복은 쟁취하는 겁니다. 우리 것을 앗아간 자들로부터..
폭설
폭설
2009.12.19눈이 겁~나게 와부렀습니다. 이제야 겨울같네요. 지금도 마구 오고 있습니다. 뒤안 장독대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눈이 쌓였습니다. 날은 차고 나갈 엄두가 잘 안나네요.
호사도요 목욕하던 날
호사도요 목욕하던 날
2009.12.18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고 비로소 겨울답다. 그런데 불과 1주 전만 해도 봄날같은 따스한 날씨였으니.. 봄을 부르는 듯한 비가 촉촉히 내린 어느날 호사도요들이 사는 냇갈이 부산스럽다. 자그마한 냇갈에 호사도요들이 바글거리며 목욕하고 몸단장하고.. 마치 봄맞이 꽃단장이라도 하는 듯 하다. 지그시 감은 눈이 예쁜 호사도요, 몸단장하는 데 온갖 정성을 다한다. 최소 30분. 날개도 한번 쭉 펴보고.. 깃털은 소중한 것이여. 확실한 암컷. 눈테가 하얗고 목 부위가 붉으며 부리가 붉은 특징을 보인다. 가장 확실한 특징은 하얀 눈테이다. 완전히 성장하여야 눈테가 하얗게 되는 듯 하다. 황금색 깃털은 유조의 특징. 성장하면서 황금색 깃털이 점차 줄어드는 듯 하다. 어린 녀석들은 암수 구분이 쉽지 않다. 아니면 다 수컷..
새를 찾아 떠나는 여행
새를 찾아 떠나는 여행
2009.12.17절대 이런 일 없을 줄 알았다. 집 앞 저수지에 오는 오리들을 찍으면서 시작한 새찍기가 호사도요를 만나면서 탐조의 지경에 이르게 되었으나 그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되리라곤 생각하진 못하였다. 그저 집 주변 고창의 새들이나 관찰할 요량으로 카메라를 품고 다녔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 오로지 새를 보겠다는 목적으로 먼 거리를 다녀오기까지 하였다. 새를 찾아 떠나는 이른바 탐조여행.. 물론 내가 계획한 일은 아니다. 불러주니 다녀온 것일 뿐이다. 배를 타고 나가면 흔히 볼 수 없는 새들을 보러 간다 하니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고.. 하여 불원천리하고 다녀온 것이다. 색다른 경험, 좋은 여행이었다. 동해바다에 오는 겨울 철새, 그 중에서도 여간해서는 해안에 접근하지 않는 녀석들을 보는 것이 이번 탐조의 목적이라 했..
입에서 살살 녹는 나로도 특산 삼치회
입에서 살살 녹는 나로도 특산 삼치회
2009.12.141년을 벼려온 나로도행, 함께 한 나로도 출신 돌총은 섬 구석구석을 누비며 침을 튀긴다. 나로도에 얼킨 어린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모양이다. 그러나 나그네의 눈에 나로도는 그저 평범한 남해의 한 섬일 뿐이다. 날은 차고 바람이 심하다. 섬 구경을 마치고 나로도항 어판장에 가서 횟감을 고른다. 나로도에 왔으니 삼치회를 먹어야 한단다. 꽤 크다. 약 3kg, 3만원이다. 나로도에서나 가능한 가격이라고 강조해마지 않는다. 고급 호텔 주방으로 다 간다나 어쩐다나.. 익숙한 칼솜씨로 즉석에서 각을 뜬다. 양이 많아 반은 바로 먹울 수 있게, 나머지 반은 잘 포장하였다. 삼치의 육질은 눈으로 보기에도 달라보인다. 고등어회와 유사하면서도 좀 더 찰지다. 다양한 방식으로 먹을 수 있다. 간장에도 찍어먹고, 고..
드디어 쌀이 북으로 간다?!
드디어 쌀이 북으로 간다?!
2009.12.08이명박 치하에서는 정말 꿈에 불과할 것인가? 해가 저문다.
우리집에 동박새가 왔어요.
우리집에 동박새가 왔어요.
2009.12.05동박새는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야만 볼 수 있는 새로 알았다. 선운사 동백숲에도 가보고 꽃 피는 봄날 매화가지도 살펴보았으나 허사였다. 남도의 바닷가나 제주도에서 먼 발치로 한두번 본 것이 고작이었다. 그런 동박새가 우리집에 왔다. 집을 나서는 길 들릴 듯 말 듯 낯선 새소리가 들린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니 동박새 두마리 여기저기 날아다닌다. 금평할매네 동백나무에 앉았다. 미처 촛점 맞출 틈도 주지 않고 다시 뾰로롱 날아가버린다. 행방이 묘연하다. 찾기를 포기할 즈음 어디 갔었냐는 듯 다시 날아온다. 탱자울타리 밑 감이 탐난 모양이다. 한참 감을 파먹던 녀석 울타리 옆에 선 산수유나무를 올려다보더니 나무에 올라앉는다. 내년에 필 꽃봉오리를 미리 파먹는다. 두마리가 함께 다닌다. 이 녀석들도 가시버시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