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세상
완산칠봉, 동학농민혁명 녹두관
완산칠봉, 동학농민혁명 녹두관
2022.12.07완산칠봉은 장군봉을 중심으로 내칠봉, 외칠봉을 합하여 봉우리가 도합 열세 개. 고만고만 오밀조밀한 봉우리 가운데 장군봉(해발 186m)이 최고봉이다. 완산칠봉을 돌아보기 위해서는 용머리고개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용과 관련된 전설이 깃든 용머리고개는 전주에 입성한 농민군, 농민군을 뒤쫓아온 관군 모두가 넘어야 했던 전주의 관문과도 같은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쇠락한 고개, 고개 좌우에 폐건물, 문 닫은 가게들이 즐비하다. 농민군이 용머리고개를 넘어 전주성으로 들이치던 당시의 상황을 오지영의 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이때는 4월 27일(양력 5월 31일) 전주 서문 밖 장날이라. 무장, 영광 등지로부터 사잇길로 사방으로 흩어져 오던 동학군들은 장꾼들과 함께 섞여 미리 약속이 정하여 있던 이날에 수천 명..
만돌 갯벌 도요물떼새
만돌 갯벌 도요물떼새
2022.11.23심원 만돌 갯벌은 고창에서 새가 가장 많이 모이고 거쳐가는 곳이다. 찍어만 두고 들여다보지 못한 네 개의 폴더가 있다. 속사로 난사해놓은 수많은 사진들이 부담스러워 팽개쳐두었던 것이다. 비로소 들여다본다. 싸움 속 여유, 이것은 역설이다. 올라가는 녀석들, 내려가는 녀석들, 월동하는 녀석들, 눌러사는 녀석들, 번식하는 녀석들.. 가장 많은 것은 도요물떼새. 4월 18일, 여름 깃, 겨울 깃이 혼재된 민물도요들이 날아다니고 좀도요가 드물게 보인다. 이곳에서 번식하는 쇠제비갈매기, 흰물떼새도 보이고.. 북상하는 넓적부리도요를 보는 것이 목적이었겠는데 너무 일찍 갔다. 민물도요들이 어느새 여름옷으로 갈아입었다. 민물도요의 군무, 많은 수의 민물도요들이 여기서 겨울을 난다. 번식을 위해 잠시 북상하는 시기를 빼..
수달
수달
2022.11.22산에서 내려온 아침, 수달을 만나다. 녀석은 반짝이는 햇빛을 받으며 닥치는대로 물괴기를 잡아먹고 있었다. 아따 자식 식성 좋데~ 그려 물 속에서는 니가 왕이다. 거칠 것 없는 야생의 삶이 부럽다. 환경을 잘 보전해줘야 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오래오래 번성하라고..
백운산, 한재에서 무수내까지..
백운산, 한재에서 무수내까지..
2022.11.21진달래 산천 11월 정기산행, 백운산으로 달린다. 방장산 너머 해 올라온다. 아침 노을 장하다. 남도대교에서 한재로 이동, 잠들어 계신 빨치산 영령들께 인사 드리고 산행에 나선다. 정원모 鄭源模 Ⅱ 2010년 11월 14일 10:00 그의 무덤가엔 쑥부쟁이 한아름 피어 있었습니... blog.naver.com 또아리봉 또는 똬리봉, 표지석에는 따리봉으로 되어 있다. 조망대에 서니 시야가 툭 터져 전남북 일대의 산들이 발 아래 펼쳐진다. 젊은이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산행에 나서신 88세 소년 빨치산 김영승 선생님과 함께.. 가지 앙상한 겨울산, 하루빨리 눈이 내려야.. 똬리봉 지나 밥봉 가는 길, 산길이 거칠어진다. 음.. 저건 뭔 똥이지? 아마도 담비, 뭘 먹었을까? 똥이 푸지고 찰져보인다. 해가 서산에 ..
최 보따리, 해월 최시형
최 보따리, 해월 최시형
2022.11.17해월 최시형, 그는 평생을 바쳐 동학 포교에 전념했다. 교조 최제우 순교 이후 그의 활동은 거의 대부분 지하에서 이뤄졌다. 그의 기나긴 잠행과 끈질긴 노력이 있었기에 동학은 조선 민중의 가슴 속 깊이 뿌리내린 거대한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동학은 그 자체 교리가 품고 있는 민중성과 혁명성으로 하여 조선 민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관의 늑탈과 탄압 속에서 구축된 견고한 조직망은 사회변혁을 꿈꾸는 혁명가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시형ㆍ이필제 영해봉기를 성공시키다. 이필제라는 사내가 있었다. 그는 조선 후기 민란의 시대가 낳은 직업적 봉기꾼, 혁명가였다. 그는 결코 실패에 좌절하지 않았으며 끊임없이 봉기를 도모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성장하고 민중봉기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냈다. 그는 일단 한 고을에 잠입..
금산사 미륵불
금산사 미륵불
2022.10.28집에 잘 붙여놓고 다치지 말라고 부처님의 가호로 일체의 악을 범하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며 스스로 마음을 깨끗이 하면, 이렇게 살고도 다치면 그게 이상한 것이겠다. 묻노니 그대 그리 살 수 있겄는가? 이 미륵불상에 대해서 『증산도 도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전한다. 밤에 금산사 미륵전에서 불공을 드리던 사람들이 실수하여 장륙미륵불상에 화재가 일어났는데 좌우 시립한 보살상과 미륵전은 화마를 피하였으나 가운데에 서 있는 미륵불만 불에 타서 왼쪽으로 넘어졌다. 장공 김복진(金復鎭)이 조각을 시작한 지 2년 9개월 만에 완성하여 무인년(1938년) 9월 3일에 육장 반(六丈半)의 미륵불을 모셨다는 것이다. 이 소조불상은 작가 스스로 ‘서울에서 만들었다’고 하였으므로 서울에서 만들어서 기차로 운송하여 ..
지리산 전북도당 트(6개도당회의 트)를 찾아..
지리산 전북도당 트(6개도당회의 트)를 찾아..
2022.10.22진달래 산천 10월 역사 기행 뱀사골-단심폭포-큰얼음쐐기골-표고막터-전북도당 트(6개도당회의 트)-단심 폭포-뱀사골 지리산을 오른다. 지난 8월 가다 만 길.. 날이 매우 좋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 하늘은 높고 푸르며 대기 청정하고 햇살 따스하다. 뱀사골을 거슬러 오른다. 가을은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 열심히 내려오는 중.. 단풍 없지 않다. 명색이 가을인데..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해님이 쓰다 버린 쪽박인가요? 해님이 신다 버린 신짝인가요? 해님이 빗다 버린 면빗인가요? 다 아닌 것 같다, 달은 그냥 달이다. 큰얼음쐐기골에서 내려온 물이 뱀사골과 합수되기 직전 폭포로 떨어진다. 단심폭포, 전북 빨치산들의 비원이 서린 곳이라 했다. 지난 8월 쏟아지는 비를 뚫고 올라와 단심폭포를 바라보다 뭔가..
석이버섯
석이버섯
2022.10.19가을이면 능이 딴다고 온 산을 뒤지고 다니는 친구가 손질이 까다롭다는데 해먹을 수 있겠는가 물으면서 석이를 건넨다. 걱정되면 손질해서 줄 일이지.. 많다. 한 주먹 집어내 그릇에 담고 손질법을 검색한다. 음식 다루는 데는 '만 개의 레시피'가 가장 도움이 된다. 나 같은 호래비한테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 따뜻한, 혹은 뜨거운 물에 10 여 분 불려 비벼 씻기를 세 차례 반복, 비로소 까실까실하던 석이가 부들부들해졌다. 물에 불린 석이는 양 손바닥으로 박박 비벼도 부스러지지 않고 잘 견딘다. 빨래하듯 박박 비볐다. 딱딱한 배꼽을 떼어내야 한다는데 그다지 제거할 것이 없다. 이제 조리법을 찾아보는데 역시 만 개의 레시피, 오늘은 볶음을 선택했다. 프라이팬에 들기름 두르고 살살 뒤적거리며 볶다 소금으로 간 맞..
나락 익기만 기다렸다.
나락 익기만 기다렸다.
2022.10.19갑오년 9월(음력) 마침내 농민군이 다시 일어섰다. 전봉준은 각지의 관아에 재기병을 알리는 통문(양력 10월 8일)을 보내 농민군 재기병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일본군을 쳐 물리치고 그 거류민을 국외로 구축할 마음으로 다시 기병하자"는 취지의 격문을 받아 든 각처의 농민군은 군현의 무기고를 헐어 무장을 갖추고 삼례와 남원을 거점으로 한 전봉준, 김개남 휘하로 모여들었다. 한편 최시형 교주는 청산에 각 포 접주들을 불러 모아 전봉준과 협조하도록 당부(양력 10월 16일)하고, 궐기하라는 통문을 내렸다. 이로써 동학 농민군의 9월 재봉기는 호남을 넘어 전 조선이 궐기하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11월 9일(양력) 삼례를 출발한 호남 농민군과 손병희가 이끄는 북접 농민군이 논산에서 합류하기까지 한 달..
太會 _ 먼 길 돌아온
太會 _ 먼 길 돌아온
2022.10.17오월 미술관 초대전 , 매우 오랜만에 단행한 문화정서 생활. 작년 홍규 형 전시회에 다녀온 이래 처음이다. 석공 강태회 작가가 돌에 새기는 오백나한, 우선 마흔두 분을 선보이고 있다. 나는 강태회 작가와 약간의 인연이 있다. 술자리에서 나를 본 작가의 첫마디는 "잘 생겼다, 멋지게 생겼다"였다. 돌부처 같다는 건지.. 잘 생겼다 말하는 그의 잣대가 가늠이 되지 않았지만 좌우튼 기분은 좋았더랬다. 잘 생겼다는데.. 나와 똑 닮은 나한상이 있다는 말에 이튿날 아침 그의 작업실로 갔다. 그 냥반이 이 냥반이다. 이 냥반이 나를 닮았다고? 음.. 대처나.. 술잔 걸치기 좋은 도톰한 아랫입술과 짝눈이 닮았다. 보일 듯 말 듯 미소가 좋다. 옆에 모셔두고 그 미소 따라 배우면 곱게 늙는다 소리 듣겄다. 한 분 한 ..
길섶에 피인 꽃 어찌 이리도 고우냐
길섶에 피인 꽃 어찌 이리도 고우냐
2022.10.11무등산 자락 생태 탐방원에서 밤을 보내고 원효사로 향한다. 원효사 입구, 사람과 차가 한가득. 차를 돌려 한적할 만한 곳을 찾다 '광일 목장'을 골라잡았다. 그리 멀지 않다. 김밥 두 줄, 물 두 병.. 헌데 광일 목장은 사유지,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판도 그렇고 차를 둘 곳이 마땅치 않다. 차를 돌려 마을(정곡리)과 목장 사이 임도 입구에 차를 두고 산으로 든다. 북산, 신선대 지나 원효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늦었다. 일단 갈 데까지 가보는 게다. 여기는 담양, 대나무가 임도를 넘어 산을 침범하고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으나 대나무가 산을 점령하게 되면 숲이 망가진다. 콧노래 되는대로 흥얼거리며 인적 없는 호젓한 산길을 걷는다. 길섶에 피인 꽃 어찌 이리도 고우냐 공중의 찬..
여기는 정선..
여기는 정선..
2022.10.10산에 오른 수달 산토끼 씨 말리고 뼝대에서 떨어진 멧돼지 물고기 밥이 된다는.. 그런 땅에다 보리농사 지어보겠다 하여 보리종자 싣고 정선으로.. 호남벌 보리농사도 깨갱맥인데 농사가 파농이라 깨갱맥인데 농사가 모험인 세상 까짓거 해보는 거다. 응원한다. 수리봉 전망대, 올 가을 단픙 들면 여기서 하룻밤 자는 걸로.. 꿈★은 이루어진다. 숲길을 거슬러 거슬러.. 수달은 보이지 않았다. 밤에 움직이는 게다. 수리봉, 소원을 빈다. 올 가을 단풍 들면 토끼 잡는 수달 보게 해 줍서. 수리봉은 생각보다 조망이 좋지 않다. 산불감시 초소에 올라도 산태극 수태극 하며 흐르는 강줄기 제대로 보이지 않더라. 나무에 뿌리내린 두터운 이끼, 마치 털옷을 입은 듯.. 기나긴 겨울을 어찌고 날까? 뜨뜻한 구들이 그리워지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