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세상
동심동력(同心同力)
동심동력(同心同力)
2009.08.10홍규형의 최근작, 전북도연맹 민족농업 전진대회 무대 걸개그림으로 쓰인 작품이다. 동심동력, 마음을 같이 하여 힘을 모은다는 의미이다. 마음을 모아 힘을 합친다는 말도 되겠다. 하반기 투쟁을 준비하는 우리 모두가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문구가 아닌가 싶다. 농민들의 마음을 하나같이 모으기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시도 허비할 수 없는 귀중한 나날들이 흘러가고 있다.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사진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사진
2009.08.10산다랑이 논에 오르는 길, 기다란 구렁이가 길을 가로질러 늘어져 있다. 마치 통행료라도 받아야겠다는 듯 비켜주길 않는다. 혀를 날름거리는 모습을 보면 등줄기가 서늘해지거나, 심한 경우 모골이 송연해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아무리 봐도 썩 기분좋은 짐승은 아니다. 우리집 뜰 안에는 구렁이가 자주 출몰한다. 묘하게도 내 눈에는 잘 띄지 않고 우리집 여성들 눈에만 잘 뜨인다. 몇해 전 탱자울타리 밑에서 두꺼비를 통째로 삼키는 능구렁이를 본 적이 있다. 이런 장면은 뭔가를 생각하게 한다. 이 녀석들 '쥐'도 잘 잡을 건데..
더위를 무찌르는 강력한 신맛, 서귀포 하귤.
더위를 무찌르는 강력한 신맛, 서귀포 하귤.
2009.08.10서귀포에서 선물이 왔습니다. 한미FTA 저지 제주도 원정 투쟁이 맺어준 인연 덕입니다. 상자를 여니 최홍만 주먹만한 귤이 들어 있네요. '하귤'입니다. 제주도 사람들은 '나스미깡'이라고 하더군요. 작년 여름에 열어서 겨울을 훌쩍 넘겨 올 여름에 따먹는 거라 합니다. 신맛이 엄청납니다. 크기도 크기지만 껍질이 두터워서 웬만한 완력으로는 잘 벗겨지지 않습니다. 연장을 쓰던지 강한 손아귀 힘이 동원되어야 합니다. 연장을 써서 벗겨봤습니다. 이렇게 찍어놓으니 일반 감귤과 다름없어 보이는군요. 가늠이 좀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200ml짜리 우유입니다. 한입 물어봅니다. 제 입이 작은 입이 아닌데 입을 있는데로 쫙 벌려야 들어갑니다. 제절로 눈이 감기고 몸서리쳐지도록 신맛이 납니다. 제 등쌀에 억지로 먹은 저희 각..
새끼 제비들이 둥지를 떠났습니다.
새끼 제비들이 둥지를 떠났습니다.
2009.08.08빨리도 컸다. 불과 며칠 사이에 제법 어른 티가 난다. 곧 둥지를 떠나겠다 했더니 평택에 다녀온 사이에 집이 텅 비었다. 밤에만 들어와 자고 나간다 한다. 네 마리가 모다 잘 컸다. 맨 왼쪽의 무녀리로 보이는 녀석은 아직도 어리숙하다. 이 녀석은 둥지를 떠나자마자 고양이에게 희생되었다. 엄마를 기다리던 녀석들이 일제히 입을 벌렸다. "엄마 나여 나" 누가 받아먹었을까?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녀석일 것이다. 한 배 형제간에도 몸집 차이가 꽤 난다. 어미는 바쁘다. 이소 하는 날까지 쉬지 않고 먹이를 물어날랐을 것이다.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이놈 저놈 골고루 먹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몸집 차이는 있지만 네마리 다 잘 큰 걸 보면 알 수 있다. 평택에 가 있던 6일저녁 막내딸한테서 문자가 날아왔다. 곧이..
쌍용 자동차 앞에서 연행된 회원들을 기다리며..
쌍용 자동차 앞에서 연행된 회원들을 기다리며..
2009.08.07쌍용 자동차에 경찰 특공대가 투입되어 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평택에 함께 올라가자는 문자를 농민회 회원들에게 보냈다. 이에 호응하여 나온 영태, 훈이와 함께 평택에 당도하니 오후 2시 평택역에서 살인진압 규탄대회가 진행중이다. 하루 전부터 먼저 와 있던 오은미 도의원을 만났다. 쌍용차 정문 앞에서 구사대 놈들에게 얼마나 호되게 당했는지 아직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하신다. 그들은 이미 자본가들에게 영혼을 먹힌 좀비가 되어버렸다는 인터넷 언론의 기사가 생각난다. 집회를 마치고 쌍용차 앞에 가니 정문 일대는 '정상조업'이라는 빨간 완장을 찬 구사대들과 경찰이 완전히 점거하고 있다 하지만 공장 외벽에 내걸린 '총파업'이라 쓰인 대형 현수막과 옥상에 나부끼는 붉은 깃발은 아직도 건재..
쌍용 노동자 2명 추락, 쌍용차 노동자에 대한 극악무도한 살인진압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쌍용 노동자 2명 추락, 쌍용차 노동자에 대한 극악무도한 살인진압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2009.08.05쌍용차 노동자에 대한 극악무도한 살인진압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경찰 특공대가 헬기 레펠을 통해 옥상에 투입되어 무차별 폭력을 자행하고 있으며, 경찰 진압 과정중 노동자 2명이 추락하였다 합니다. 이명박 정권의 살인진압을 멈추기 위해 모두 평택으로 모여달라는 호소가 각계 연대단체에서 쇄도하고 있습니다. [8시 40분] 특공대 투입 조립 3,4공장 장악 경찰은 특공대를 투입해 조립 3,4공장 옥상을 장악한 상태다. 경찰의 진압과정중 노동자 2명이 추락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경찰헬기의 저공비행으로 과정에서 추락했다고 한다. 추락노동자의 응급조치와 관련 응급차가 못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의 진압작전중 다수의 연행자가 발생하였으며 목격자들은 특공대에 의해 무차별 폭력이 있었다고 전한다. 조립3..
제비
제비
2009.07.29우리집에는 집을 3채나 가진 제비가 산다. 우리집 제비한테는 여기가 강남인지도 모르겠다. 봄부터 이 집 저 집 둘러보다가, 새로 지을려고 하다가 결국 마루 안쪽에 있는 제비집을 수리하더니 늦은 새끼를 깠다. 예년같으면 이미 한배쯤 키워 내보낼 때가 된 듯 한데 많이 늦었다. 요즘 제비 내오간 요놈들 먹여 살리느라 날개에 불이 날 지경이다. 새끼는 새끼대로 먹이 경쟁에 조뎅이에 불이 난다. 낯바닥에 조뎅이 빼고 나면 남는게 없는 녀석들 어미 오는 기척은 어찌 그리도 잘 아는지 자는 듯 하다가도 어느새 조뎅이를 있는대로 벌리고 나부터 달라고 재재거린다. 새끼 키우는 제비를 볼 때마다 "니가 무신 영화를 볼라고 그리 지극정성인가 모르겄다"고 말씀하시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앗! 엄마다" "에구 귀여운 내 새..
옻닭
옻닭
2009.07.26고창사람들은 옻닭을 즐겨먹는다. 닭요리의 최고봉은 옻닭이라고들 한다. 식당에서 만들어 파는 옻닭은 잘 쳐주지 않는다. 식당에서는 중국산 옻을 쓴다고도 하고, 싱겁다고도 한다. 산에서 직접 채취한 옻을 넣고 한나절 넘게 푹푹 달여 끓인 옻닭이라야 제맛이 난다고들 한다. 그래서 친한 사람들 몇이 모여 먹는 것으로 화제가 옮겨가다 회가 동하면 흔히들 해먹는 것이 옻닭이다. 옻닭은 고기도 고기지만 진한 국물맛이 그만이다. 내가 처음 맛 본 옻닭은 딸기농사 짓다 지금은 서울로 떠나버린 용희형이 끓인 것이었다. 옻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잠시 호기심 삼아 한점 먹어본 옻닭의 맛은 환상 그 자체였다. 세상에 닭고기가 이렇게 맛날 수도 있구나 하는 떨칠 수 없는 맛의 유혹. 진한 국물까지 몇대접 먹고 나니 세상이..
포스터에 쓰일 사진을 찍다.
포스터에 쓰일 사진을 찍다.
2009.07.25전여농(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창립 20부년 기념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모델에 장모님을 비롯한 우리집 여성들이 뽑혔다. 본래 사진 찍을 사람으로 고창 주영태가 선정되었으나 탈탈 털고 십리는 도망가버리는 통에 내가 사진사가 되고 말았다. 한방의료활동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주 토요일. 간간히 비는 내리고.. 처갓집 앞에서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초록이 싱그러운 땅콩밭을 배경으로 잡았다. 짧은 시간에 사정없이 찍어댔다. 농사일을 하지 않아 허여멀건한 각시 사진이 여농 포스타에 당췌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각시는 성내에서 하늘땅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어떤 포스터를 구상하는건지 알 수가 없다. 큰딸은 도망가버리고 착한 막내가 남았다. 전여농에서 내려온 실무자가 무작정 환하게 웃으면 된다고 했다. 두부를 만드는 ..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2009.07.252009/07/22 - [농민이야기/전북농민소식] -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전북에서 옷벗다. 위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최원병 중앙회장의 건물 진입 이후 각 시군에서 달려온 200여 농민들은 정문 마당으로 모여 규탄대회를 시작하였다. 농민들의 저지를 무릅쓰고 건물 진입에 성공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곧바로 지역농협 조합장들과 간담회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이광석 전북도연맹 의장님의 대회사에 이어 김영재 사무처장의 상황보고가 이어진다. 건물 안에서 중앙회장 주재로 간담회가 시작되었으나 100여개에 달하는 지역농협 조합장 중 불과 20여명만이 참가하고 있으며 그나마 토론회 개최 방식에 대한 조합장들의 항의와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조합장들은 밖에 있는 농민 대표들을 토론회에 참석시킬 것을 요구하고 ..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전북에서 옷벗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전북에서 옷벗다.
2009.07.22농협중앙회 최원병 회장이 자체 개발한 중앙회 신경분리안 관철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지난 겨울 가락동 시장을 방문한 이명박이 농협을 겨냥하여 화살을 날리자 눈알만 굴리며 납작 엎드려 있던 농협중앙회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이명박의 발언은 "농협이 금융하고 뭐해서 돈을 몇조씩 벌고 있는데 농협이 번 돈을 농민들에게 돌려줘라" "농협이 벌어갖고 사고나 치고 말이야..." 등으로 농협의 강도높은 인적쇄신, 구조조정을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되었다. 곧바로 농림부 산하에 농민단체들까지 참여한 가운데 '농협개혁특별위원회'(이하 협개위)가 구성되어 신경분리 방안을 제외한 농협법 개정안이 만들어져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었다. 그러나 통과된 농협법 개정안은 농협중앙회의 정치권 로비와 농림부의 어정쩡..
가막도
가막도
2009.07.19가막도는 고창군 상하면 구시포 앞의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이었다. 물이 많이 빠지는 사리 때면 배를 타지 않고도 들어갈 수 있었고 썰물에 드러난 바위 틈새기에는 기(게)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가막섬 너머로 해 떨어지는 모습이 좋았다 하는데 한 번도 본 기억이 없다. 내가 처음 이 곳을 알게 된 때만 해도 가막섬 앞 드넓은 백사장과 갯벌에는 김을 양식하기 위한 말목이 즐비하게 서 있었고, 이 근방 사람들이 철 따라 물때에 맞춰 조개 캐고, 맛 잡고, 새우 잡고, 게 잡고.. 시끌벅적하게 장이 서다시피 하였다. 벌써 10년은 훌쩍 넘은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가막섬이 육지와 연결되었다. 구시포항을 국가어항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다. 구시포항을 국가 1 종항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은 원전 핵폐기물 처리장 건..